[사람사는이야기]

유품정리

중앙운동구상사 2015. 7. 8.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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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품정리

 

 고물 수집상이

밑천 없이 시작할 수 있다는

조언을 받아

몇 개월 견습을 하다

트럭을 인수 받고

녹음기 쩡쩡하게 틀고

골목골목을 누비고 다니지요

 

 “컴퓨터, 세탁기, 냉장고, 텔레비전,

고장 난 가전제품, 오토바이, 피아노 삽니다.

각종 생활용품 삽니다. “

 

 부지런히 다니니까

월급쟁이보다는 나은 것 같은데

좀 된다 소문이 나면서

너도나도 달려드는 바람에

물건은 안 나오고

가격은 올라 버렸어요

 

 *블루오션을 찾아낸 것이

유품정리였어요

처음엔 꿈자리도 사납고

기분도 찝찝했는데

 

 유족께 위로의 말씀을 전하고

예를 갖추어 물품을 수거하며

공적을 치켜세우는

요령이 생겼지요

 

 살면서 귀하고 소중했던 물건들이

사람의 흔적을 지울 때

쏟아져 나오는데

 

 의류나 신발 가방 같은 것은 물론

가구 소품들도 있고

학술서적이나 액자 사진

골프채나 운동기구

공로패나 트로피 기념품 .......

다양한 것들을 만나게 됩니다

 

 부와 명예,

또 다른 가치를 위해

최선을 다한 것이 역력합니다

 

 살아온 가치와

의미와는 무관하게

회수한 물품은

돈 될 것과 쓰레기로

구분해서 종결됩니다

 

 유품을 만날 때마다

법정스님의

버리고 떠나기

새삼스럽습니다


 *블루오션-틈새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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