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사는이야기]

목격

중앙운동구상사 2013. 9. 20. 2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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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격

 

 저녁 먹고 소화 시킬 겸

친구 불러

고수부지로 산책을 갔어요

벤치에 앉아서 쉬는 중인데

친구가 팔꿈치로 툭 치네요

 

 아니 글쎄

지방에 있어야할 신랑이

반바지 차림에

썬 캡을 쓴 뚱뚱한 여자랑

걸어가는 거예요

 

 순간 얼마나 놀랐는지

설마 닮은 사람이겠지

심호흡 크게 하고 전화를 했어요

 

 자기  어디야

어디긴 어디야 숙소지

저녁은

지금 막 먹고 왔어

대전은 언제 오는데

금요일 저녁에 갈께

 

 "아이고,

우리 신랑이 맞네요"

 

 야이 더러운 인간아

지금 그 옆에 있는

년은 누구야

 너 거기서

 

 여자는 줄행랑을 치고

신랑이 들고 있던

키를 빼앗았는데

혼비백산해서 어딘가

전화하며 큰소리치다가

말도 안 되는 변명 늘어놓다

차키 잃어버렸다고

허둥대며

바지봉창을 몇 번이나

뒤지면서 쩔쩔매네요

 

 미친놈아 기껏 바람 핀다는 게

똥배 나오고

못생긴 년하고 눈 맞았냐

자존심 상해서

더 이상 못살겠다

당장 이혼하자

 

 인간아 니가

어떻게 이럴 수 있어

너만 믿고 살아온 나는 뭐냐

 

 거짓말 한 것은 잘못했어

친구가 저녁 먹자고

불러서 올라왔는데

오늘 내려가려고 얘기 안 한 거고

그 여자는 식사할 때 동석한 겨,

오늘 처음 만난 사람이여

 

그걸 믿으라네요

 

 아양 떨고 안사오던

선물도 사오고

친정 엄마한테도 잘하는데

 

 몸도 마음도

문을 닫아버리니까

아직까지도 각방 쓰며

남남으로 살아요

 

 안 본거만 못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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