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사는이야기]

네다바이

중앙운동구상사 2013. 9. 25. 2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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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다바이

 

 생일날 곗돈 태워주고

한턱 쏘는 친목계가 있어요

 

 봄날이었나

낮부터 수다 떨고 쏘다니다가

나이트 한번 가보자는

의견이 일치됐어요

 

 부킹을 했는데 그중 한 명이

목소리도 괄괄하고

얼굴도 선이 굵은 호남 형인데다가

매너가 좋아 괜찮아보였는데

 

 생일 당사자인지라

내가 당첨이 되었어요

 

 2차로 노래방 가서

모두들 신나게 놀았지요

에라 모르겠다

전화번호 찍어줬어요

 

 친구들 초대해서

거하게 밥도 사고

나이트도 몇 번 갔는데

갈 때마다 씀씀이며

매너가 정말 짱이에요

 

 우리끼리 

'저 놈 미친놈 아니냐'

히히닥거리 할 정도로

돈을 많이 쓰데요

 

 사채를 하는데

좋은 담보잡고 골라서

빌려주는 거라

위험부담 없고 수입이

괜찮다하데요

 

 친해지고 ,

 

 돈 불려준다는말에 

신랑 모르는 비자금,

엄마꼬드기고,

몽땅 털어서 맡겼죠

 

 제날짜에 꼬박꼬박

이자를 갖다 주는데

고맙고 너무 좋아서

밥값이라도 한번 낼까하면

큰일 날 것처럼

가로 막으며 자기가 내데요

 

 '어쩌구니없이 행복했어요'

 

 나중에는 대출까지받아

있는껏 구해다 바쳤죠

 

 한동안 꼬박꼬박 이자 받다가

골치 아픈 일이 생겼다며

심각해하더니

갑자기 연락이 안 되는 거예요

 

 

 충격이 얼마나 컸는지

살이 10kg이상 빠졌어요

어디에다 하소연 할 수도 없고

대책이 없어요

신랑이 알면 당장 이혼하고도 남죠

 

 생활비 아끼고 아껴서 

이자내고 

친구네 조금씩 보내며 다독이고

엄마는 엄마대로

돈이 필요하다는데

 

 사는 게 사는 게 아니네요

 

 집에서 기도를 시작했어요

업보다

전생에 지은 죗값이니 달게 받자

내 탓이다

 

 욕심과 탐욕으로

초래한 일이니 속죄하자

 

 제발

그 사람 사업이 잘 수습되어

내 돈부터 우선 갚아주려는

마음이 생기도록 기도했어요

 

 울고 참회하고

철창 없는 감옥살이가 삼년 째네요

 

 얼마전 수소문해서

통화가 됐는데

조금씩이라도 보내줄테니

기다려보라더니

깜깜무소식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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