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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격
저녁 먹고 소화 시킬 겸
친구 불러
고수부지로 산책을 갔어요
벤치에 앉아서 쉬는 중인데
친구가 팔꿈치로 툭 치네요
아니 글쎄
지방에 있어야할 신랑이
반바지 차림에
썬 캡을 쓴 뚱뚱한 여자랑
걸어가는 거예요
순간 얼마나 놀랐는지
설마 닮은 사람이겠지
심호흡 크게 하고 전화를 했어요
자기 어디야
어디긴 어디야 숙소지
저녁은
지금 막 먹고 왔어
대전은 언제 오는데
금요일 저녁에 갈께
"아이고,
우리 신랑이 맞네요"
야이 더러운 인간아
지금 그 옆에 있는
년은 누구야
너 거기서
여자는 줄행랑을 치고
신랑이 들고 있던
키를 빼앗았는데
혼비백산해서 어딘가
전화하며 큰소리치다가
말도 안 되는 변명 늘어놓다
차키 잃어버렸다고
허둥대며
바지봉창을 몇 번이나
뒤지면서 쩔쩔매네요
미친놈아 기껏 바람 핀다는 게
똥배 나오고
못생긴 년하고 눈 맞았냐
자존심 상해서
더 이상 못살겠다
당장 이혼하자
인간아 니가
어떻게 이럴 수 있어
너만 믿고 살아온 나는 뭐냐
거짓말 한 것은 잘못했어
친구가 저녁 먹자고
불러서 올라왔는데
오늘 내려가려고 얘기 안 한 거고
그 여자는 식사할 때 동석한 겨,
오늘 처음 만난 사람이여
그걸 믿으라네요
아양 떨고 안사오던
선물도 사오고
친정 엄마한테도 잘하는데
몸도 마음도
문을 닫아버리니까
아직까지도 각방 쓰며
남남으로 살아요
안 본거만 못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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