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찾기
애경사를 함께하며
같이 살아온
오래된 친목계가 있는데
허물없이 흉금을 털어놓을 수 있어
편하고 정이 갑니다
어머니를 요양병원에
모셔놓고 동분서주하고,
장사가 갈수록 어렵다고
징징거리기도 하고,
마누라 잔소리와 간섭에
뚜껑이 열린다는 하소연,
애들 진학, 취직, 결혼 걱정,건강문제
복잡한 처갓집 일까지,
더구나 그놈의 돈 때문에
심난하고 골치 아프지 않는 사람이 없네요
산재를 당해 퇴직하고
어물쩍 혼기를 놓쳤고
부모님도 안 계셔서
혼자 사는 친구에게 자연스레
덕담이 갔어요
“네가 젤로 복 받았다
우선 혼자 사니까 속편하지
장애연금 나오니까 돈 걱정 없지
국가에서 임대아파트 주지
두 달에 한포씩 주는 ‘나라미’로 먹고도 남지
봉사단체에서 반찬해다 주지
병원도 공짜지
근심 걱정할 건덕지가 없는
네가 최고다“
“야, 새벽에 눈 뜨면
뭐하는 줄 아냐
리모컨으로 채널 돌리며
동 틀 때까지 기다렸다가
동네 한 바퀴 돌고
그리고는 갈 데가 있냐
할 일이 있냐
오라는 곳도 없고
전화도 한 통화 오는법이 없다
방바닥 뒹굴며
겨우 점심 차려먹고나서
물리치료 받고
보문산이나 지하상가를 어슬렁거리다
다저녁에 들어와
라면 끓여 소주한 잔 마시고
다시 리모컨 붙들고
긴긴 밤을 보낸다
이렇게 삼백육십오일을
살아간다고 생각해봐라
사람이 곁에 있고
할 일이 있다는 게 어딘데
혼자 사는 놈보다
백배 천배 행복하다는 걸 알고 살아라
내가 볼 땐
니들이 사치스럽고
행복에 겨워 하는소리다
불평불만 좀 그만해라“
모두의 말문을 막아버리네요
선각자의 말씀처럼 지금이
가장 좋은 시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