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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인
남편이 젊은 나이에
황망하게 떠났어요
딸 셋을 키웠는데
아버지 없는 티 안 내고
모두 대학 졸업시켰고
둘째는 유학까지 갔다 왔어요
막내딸을 시집보내고
이제 할 일 다 했구나 했는데
뒤돌아보니 혼자 사는
독거노인이 되었네요
얼마 전에
갑자기 당 쇼크가 와서
119에 실려 갔어요
나도 놀랐지만
연락 받고 서울서 급하게
내려오던 딸들은 오는 내내
얼마나 맘을 조렸겠어요
맏딸이 걱정이 큽니다
“이러다가 엄마 죽는 것도 못 보겠다
여기 정리하고 우리 집 근처로
이사해서 같이 살자
그래야 우리 맘이 편하겠다“
다른 방법이 없는데
망설여지네요
낯익은 사람들도 있고
무리하지 않고 운동할 수 있는
유등천도 있고
정이 들어
익숙하고 편한데......
솔직히 말해서
딸네 가기는 싫어요
지금까지
숙맥처럼 남자를
소가 닭 보듯
하고 살았는데
집안까지
끌어들이진 말고
안부 묻고 같이 걷고
가끔 식사라도할 수 있는
친구 같은 사람이
있으면 좋겠어요
그러면
두말 할 것 없이
여기서 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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