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사는이야기]

부고

중앙운동구상사 2015. 2. 15. 2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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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고

 

 딸만 둘이었는데

늦둥이 아들을 보더니

생활태도가 확 바뀌었어요

 

 좋아하던 술도 끊고

본래 검소했지만

더 지독하게 절약하고

 

 손님이 찾는 물건을

절대 놓치지 않고 구해다주는

부지런한 장사 수완을 발휘했지요

 

 둔산에 아파트도 마련하고

가게도 넓히고

아이들도 탈 없이 잘 크고

매사 안정되어 가데요

 

 어느 날 몸이 안 좋아

병원 간다고 하더니

얼마 안 되서

서울로 정밀검사

받으러 가야하는데

도살장 끌려가는 소처럼 

발걸음이 무겁다 하네요

 

 항암치료 받고 퇴원해서는

약초 공부도 하고 

운동요법도 병행하며

절제된 자기 관리를 하며

완치에 강한 의지를 보이데요

 

 입원 치료를 반복하더니

마지막 항암치료를 끝내고

집 근처 병원으로 옮겨

회복중이라는 연락을 받았어요

 

 병문안을 갔더니

피골이 상접되고

가쁜 숨을 쉬고 있네요

 

저번보다 얼굴이 좋아졌어.

주위사람들이 모두 기다리니

기운내서 얼른 일어나야지

 

이번 치료 받을 땐

정말 힘들어 죽을 뻔 했네

이제 치료가 끝났으니까

가을께나 일 할 수 있으려나......“

 

 다음날 문자가 날아왔어요

 

'별세하였습니다'

 

 죽음은

예견하거나 부정하거나

알거나 모르거나

별반 다를 건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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