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사는이야기]

귀천

중앙운동구상사 2015. 2. 8.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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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귀천

 

 고위직 

공무원이어서

신문에서나

인사이동 사실을 알게 되고

가끔씩 TV에서 

인터뷰 하는게 나오면

괜히 기분이 좋아 

주위 사람들에게

어릴 때 친한 친구였다고

자랑하곤 했어요

 

 지방 선거 끝나고 나서

아직 정년이 남았을 텐데

퇴직을 하더라고요

귀띔으로 곧 좋은 일이 있을 거란

이야기를 흘리데요

묵계가 있었나봐요

 

 동창회 야유회가 계획돼서

이제 홀가분해 졌으니 같이 어울리자했더니

백수라서 

시간도 있고 할 일도 없는데

흥이 나지 않고 

찬조할 형편도 안 된다

영 탐탁치 않는 눈치네요

 

 자리에 있을 땐

눈도장 찍으려고

귀찮을 만큼 찾아오고

살갑게 대하고

먹기 싫을 만큼 접대해주고

 

 그냥 지나가는 말만 해도

고개 끄덕이며 동조하던 사람들이

건성 인사하는거 하며

언제 봤냐는듯 한 

눈초리에 느끼는 소외감.

 

 더구나 재취업 될 거라는

예상이 어긋나면서

받은 배신감,

 

 

 주변머리 없이

오직 한 자리만 지켜온 터에

해소할 방법을 찾지 못하고

 

 사람 만나는 게 두렵고

무기력해진 자신이 비참하고

 

 설상가상으로 

건강검진에서 중병을 진단 받고

달포 남짓

허무와 분노와 병마와 싸우다


 불귀의 객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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