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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수
맞벌이 한 덕에
조금 일찍 안정이 되었어요
물론 지독한 노랭이라는 소리를
수도 없이 들으며
악착같이 살았으니까
세 잘나오는 건물이라도 하나
차지하게 된거지요
오랫동안 해오던 업종이
쇠퇴해가는 산업이라
발 빠르게 정리하고
이것저것 알아보는데
투자금이 많이 들거나
취향에 맞지 않고
성공 가능성이 희박한 것 들 뿐이어서
입맛에 딱 떨어지는 게 없는 걸요
“일 벌릴 생각 말고
돈 아껴 쓰고
살림이나 도와주면서
취직자리나 알아봐라”
마누라 출근하면
설거지랑 청소 빨래
후딱 해놓고
비자금으로 주식을 하는데
시간이 많이 남네요
나물 뜯고 고사리 꺽고
오디 따고 약초 캐서 술 담고
천렵 다니며 버섯 찾고 도토리 줍고
산악회도 종종 따라다니는데
한 날은 호감가는 여자를 만났어요
전화번호 따고
두 번째 만나서 연애를 했어요
그동안 잊고
지내던 것을
새롭게 찾아낸
흥미진진한 사건이 된거죠
백수 오년차인데
놀고먹는데 익숙해졌고
지루한줄 모르겠어요
특히 여자 만나는 일이
일상이 되어서
그 분야에서는 달인의 경지에 올랐죠
에피소드가 굉장히 많은데
마누라가 눈치 채서
싸우다 ,싸우다
이혼서류 들고 법원에 갔는데
보증인 두명 세우라는 바람에 챙피해서
그냥 온 적도 있었구요
등산복을 하두많이 선물받아
골칫거리가 된거하며 하며
생일날 케잌을 세개나 받아
난감했던일 이며
접촉사고났는데 신고도 못하고 쩔쩔매던,,,
여전히 살림 잘하고
돈 아껴쓰는 졸장부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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