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사는이야기]

백수

중앙운동구상사 2015. 11. 12.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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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수

 

 맞벌이 한 덕에

조금 일찍 안정이 되었어요

물론 지독한 노랭이라는 소리를

수도 없이 들으며

악착같이 살았으니까

세 잘나오는 건물이라도 하나

차지하게 된거지요

 

 오랫동안 해오던 업종이

쇠퇴해가는 산업이라

발 빠르게 정리하고

이것저것 알아보는데

투자금이 많이 들거나

취향에 맞지 않고

성공 가능성이 희박한 것 들 뿐이어서

입맛에 딱 떨어지는 게 없는 걸요

 

 “일 벌릴 생각 말고

돈 아껴 쓰고

살림이나 도와주면서

취직자리나 알아봐라

 

 마누라 출근하면

설거지랑 청소 빨래

후딱 해놓고

비자금으로 주식을 하는데

시간이 많이 남네요

 

 나물 뜯고 고사리 꺽고

오디 따고 약초 캐서 술 담고

천렵 다니며 버섯 찾고 도토리 줍고

산악회도 종종 따라다니는데

한 날은 호감가는 여자를 만났어요

 

 전화번호 따고

두 번째 만나서 연애를 했어요

 

 그동안 잊고

지내던 것을

새롭게 찾아낸

흥미진진한 사건이 된거죠

 

 백수 오년차인데

놀고먹는데 익숙해졌고

지루한줄 모르겠어요

특히 여자 만나는 일이

일상이 되어서

그 분야에서는 달인의 경지에 올랐죠

 

 에피소드가 굉장히 많은데

마누라가 눈치 채서

싸우다 ,싸우다

이혼서류 들고 법원에 갔는데

보증인 두명 세우라는 바람에 챙피해서

그냥 온 적도 있었구요

 

 등산복을 하두많이 선물받아

 골칫거리가 된거하며 하며

생일날 케잌을 세개나 받아

난감했던일 이며

접촉사고났는데 신고도 못하고 쩔쩔매던,,,

 

 여전히 살림 잘하고

돈 아껴쓰는 졸장부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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