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사는이야기]

실업 급여

중앙운동구상사 2016. 2. 25. 2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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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업 급여

 

 좀 더 버틸 수 있었는데

위에서 쪼아대기 시작하면서

눈치를 주더니

복지부동하자

노골적으로 압박을 가하네요

 

 삼십년 넘게 근무하면서

임,직원과의 관계나

좋은 이미지 같은

명분 때문에

못 나간다 맘대로 해라

법적 정년까지 근무하겠다

강력하게 의사 표현을 못하겠데요

 

 명예롭게 

격려금 받고

몇 차례 송별회식하고

인수인계 잘하고 마무리 했어요

 

 얼마 후 정리할게 있어

사무실을 찾아갔는데

나만 없지

모든 게 정상적으로 돌아가네요

눈만 뜨면 마주하던 직원들이어서

반갑게 환대 하지만

낯선 느낌을 지울 수가 없어요

 

 모두들 바쁘게 움직여

커피 한 잔 먹고

구내식당에 가서 점심 먹는 것으로

인생의 '거의 다' 를 보낸

직장과 종지부를 찍었습니다.

 

 퇴직 전에

애들이라도 결혼시켰어야 했는데

자식도 남이어서

내 맘처럼 되질 않았어요

숱하게 애경사 찾아다녔고,

끗발도 있던 자리였는데......

 

 언제든지 스카우트할 것처럼

대우해주던 협력업체들도

대면대면하고,

조금 쥐고 있는 돈으로는

노후대책이 서질 않고,

정리하고 고향으로

내려갈까라는 의견을 냈더니


 와이프는 단호하게

가고 싶으면 혼자 가라고

못을 박네요


 이것저것

심사가 사납습니다

 

 실업급여가

당분간 나오니까

그때까지 만이라도

푹 쉬다 보면

새로운 답이 나오지 않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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