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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역
옛날에는
개인택시 끌고다니면
아줌마들이 술 한 잔 하자며
꼬리치는 일들이 가끔씩 있었죠
신원파악도 되고
수입도 괜찮을 때니까
나름대로 인기가 있었죠
요즘에야
그런건 꿈도 못 꾸고
무시당하는 일이 다반사죠
며칠전에 나이드신 남자 손님이
술 한 잔 하겠냐고 제안을 하데요
근무 중에는 마실 수가 없다고
손사래 치니까
혼자 마시기가 뭐해서 그러니까
말동무나 해달라며
선입금을 줍디다
도우미 불러 노래부르고
브르스도 추며 노닥거리며
오래된 친구처럼 기분좋게 놀았어요
소주 한 잔 더 마시겠다며
육회에다 낙지 탕탕탕 다진
안주집으로 자리를 옮겼어요
연금을 타니까
여유는 조금 있는데
체면이 있어 아무데나
돌아다닐 수도 없고
친구들도 술 사준다 해도 한두번이지
부담스러워하고
뒷말도 나서 불편하더라
그렇다고
이 나이에 애인 만들어
관리할 힘이나
배짱이 있는 것도 아니고,
나이값 한다고 책도 보고
서예도 하고
도솔체육관도 다니고
구청에서 개설한 강좌도 듣고
모임도 빠지지 않고 나가는데
가끔씩
젊은 여자들과 어울리는
분위기가 그리워진단 말이지
맘 맞는 놈이 하나 있었는데
당뇨에 협심증 진단 받고는
납작 엎드려 몸 사리고 있구,
새롭게 친구 사귀기가
쉬운 일 아니잖는가
음양의 조화가
세상을 돌아가게 하는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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