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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존증
나이가 들면서
날씨가 나쁘거나
컨디션이 안 좋으면
바깥 출입을 꺼려하게 되니까
행동 반경이 줄어들잖아
그러니
멀리 떨어져 사는 친척들도
애경사 아니면
만나기가 쉽지 않고
무소식이 희소식이다며
잊고 지내게 되거든
지방에 사는 동서가
봄도 되었으니 하룻밤 자고
꽃구경이나 하자고 초대를 했어
"그래 지금 안 보면 언제나 보겠나"
기차표 예매하고
머리 염색하고
입고 갈 옷가지 챙기다보니
모처럼 여행이라
설레기도 하데
푸짐한 한정식으로
대접 받고 덕담 나누며
기분 좋은 시간을 보내고
약을 먹으려 보니
잘 챙긴다고
책상 위에 올려 놓은 약봉지를
깜빡하고 그냥 왔지 뭔가
하룻밤 쯤이야
어쩌겠어 했는데
뒤숭숭하고 불안해서
잠을 설치고 뜬 눈으로
밤을 세우고 말았지
서둘러 약국 갔더니
처방전이 없어 대체재로
과립으로 된 약과
청심환을 주는거야
먹기는 먹었는데
같은약이
아니어서 그런지
오히려 혈압이 오르고
당수치도 높아지는 것 같아
긴장되고 걱정이 앞서
안절부절 못하겠더라
오랜만에 만나서
회포는 커녕
민폐만 끼치다가
서둘러 귀경하는
촌극을 빚고 말았네
당뇨, 혈압, 고지혈 기본 3첩에
관절, 전립선, 루테인, 비타민,
간장약, 홍삼환까지
한웅큼
복용하고 나니
이제야 살 것 같네
약발로 사는 거 아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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