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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육

혈육 피가 물보다 진하다 전쟁통에혈혈단신 남하해가정을 꾸리고육남매를 두어스물다섯 명의 가계를 이뤘지요. “형제간 우애 있게 지내거라”아버님 말씀에 따라명절마다 모이고조카들과도 교류가 있었어요. 어머님께서돌아가시고 나서는사는 게 바쁘다며피일차일 미루고금전 관계 등으로마음 상하고남보다 못하다는푸념도 섞이게 되네요. 막내 나이가환갑을 훌쩍 넘기고서야형제애가 되살아나어릴 적 오손도손하던 기억만 되새기며일 년에 한두 번이라도만나자고 결의했어요. 피는 물보다 진하다고 하지만관심과 정성 없이는쉽게 잊어버리기도 하지요.그래도 같은 뿌리인데서로를 품는 게혈육 아니겠어요.

[하루한점] 09:20:06

기근

기근 흉작에다전염병돌아 기근 초근목피로 세월을 넘기다과거에도기후변화가 생기면농산물의 흉작으로식량난으로 영양부족이 생기고전염병과 굶주림으로고통을 받았지요현재는밥 굶는 일은 없는풍족한 시대를살아가면서도경쟁에서 밀리지 않으려고발버둥치다굶는 시대로도래했어요열심히 하면 된다는공식이 깨지고빈부의 차이만 커져도꿈이라도 품으며살아왔지요어려운 시절을 버틴건끈질김이었어요무너지면 일어나고넘어지면 다시 서서언젠가는 좋은 날이 온다는희망의 끈을아직도 붙잡고 있네요

[하루한점] 2025.07.05

치매 유형

치매 유형 설마하며시간보내 치매 유형 성격이 난폭하게 변해요.교편을 잡고정년까지 하신 분으로평소엔 온화하고가정적이었으며,팔순이 넘도록테니스를 즐겨 하셨습니다.자식들도잘 성장해 서울에서자리 잡았고,손주들도 좋은 대학에다니니 남 부러울 것없는 분이지요.운전면허를반납한 뒤부터우울감을 보이더니,부인이 자신을 무시한다고하소연하기 시작했어요.부인에게남자친구가 많다,돈도 많이 모아두고언제든 떠날 준비를 한다며시장을 따라다니고새벽예배도 쫓아다닙니다.상태가 심해지자거친 소리가 나오고,집요하게 의심을 파고들어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요양원에 모실 수도 없고,아픈 몸으로 시중드는 것도너무 힘이 듭니다.

[하루한점] 2025.07.04

상법 개정

상법 개정 차변대변만알아도되는데 상법 개정 투명하게 공개하라재무상태표를 보고투자하는 게효율적인 방법이라는정설을 믿고따르는 개미는 많지 않을 거예요안정적일 땐 미미하다가투자가 투기로 세력화되어야이득이 커지고기회가 왔을 때치고 빠지는 게 경제원리잖아요수익을극대화하려는 건도덕성이나 애국심과 달라자기 아파트나 주가가 오르면정책을 탓하지 않지요꼼짝 않던주식시장에활기가 돌고 있어요성공 신화를 꿈꾸며베팅을 시작하는데언제쯤잭팟이 터질것인가

[하루한점] 2025.07.03

여름나기

여름나기 시간지나면익숙해질까 여름나기 한여름밤의 꿈을 이야기하다여름밤열대야가 끈질기네요에어컨 켰다 껐다잠 설친 뒤엔목이 붓고 미열이 나서냉방병도 조심해야겠어요바다보다는계곡에서 발 담그고시원한 물결에더위를 식히며수박 화채 하나면한여름의 행복을쉽게 찾아내지요삼복더위는보양식으로속부터 든든하게 채우고이열치열도 좋지만무리하지 않는피서를 해야겠어요더위도 전략이어서지혜롭게그늘과 바람을 찾아내듯한 박자 늦추는느긋함이 상수입니다

[하루한점] 2025.07.02

문상

문상 생전에만나볼 껄 문상 생전에 뵈었어야 했는데 어렵게 산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도움을 청하지도 도와드릴 방법도 없었고잘 지내겠거니 여겼는데부고 소식을 접하게 되었어요 일가친척이나 지인과도 교류 없이곤궁한 삶 끝에 노잣돈 없이 떠나는 길이가난이 죄는 아닌데마음이 무겁습니다 의지할 곳 없이 살아온 세월을 탓하기보다는 조금 일찍 떠난 것이라 여기며고통에서 벗어나자유롭게 훨훨 날아다니는 나비가 되시길 기원합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빌며떠나는 이는 말이 없으나남은 자는 기억하며 애도합니다.

[하루한점] 2025.07.01

하지감자

하지감자 감자 심으면 감자 나고 옥상 화단에심은 감자물 주고 거름 주며애써 기른 보람이하지 지나 캐낼 때알 수 있지요 땀방울이 흐르는더운 날씨에도수확한 감자는크기가 들쭉날쭉해도재미가 있네요 건강식으로작은 건 간장에 조리고한 번은 쪄 먹고비 올 땐 감자전으로요리해야겠어요 농사도이익을 얻기 위한 거지만" 노동만큼 대가를받아야 할 텐데.... "오지랖 넓은생각도 드네요

[하루한점] 2025.06.30

매물

매물 욕심 한번 내 볼까유행가 가사처럼푸른 초원에 그림 같은 집을 짓고 그네에 앉아핸드드립한 커피 마시며음악 듣고 책 읽고밤에는 모닥불 피워 놓고하늘의 별을 헤아리고유리창문 크게 달아 내사시사철 음미하며빗소리, 눈 내리는 풍경에꽃과 신록, 낙엽을 감상하고벽난로에 고구마 굽고친구들 불러다삼겹살 파티도 하고기타 치고 노래 부르며사람답게 살고 싶다는꿈꾸잖아요아파트 늘려 가자는 걸극구 반대하고전원주택을 구입했어요집은 오래되었어도넓은 잔디밭이 마음에 들대요도로도 괜찮고마을에서 조금 떨어져 있어배산임수는 아니더라도아늑하고 포근한 맛도 있고요직장이랑 아이들교육 문제가 있어서주말에 이용하다나중에 이사하기로 했어요보수 공사를 시작했는데난방 다시 하고 유리창 넓히고도배, 장판에 전등 바꾸고담장 걷어내 펜스 치고흙 채워 잔..

[하루한점] 2025.06.28

구조조정

구조조정 안먹고안입기 구조조정 팔과 다리를 잘라내다마누라 빼고다 바꿔라며위기를 넘기려 했지만여전히 진행 중이네요소비촉진 자구책으로돈을 풀어경기를 살리겠다는복안을 논의 중이고요인건비나 공과금 같은고정비는 줄일 수 없고허리띠를 아무리 졸라도소비 감소와 경쟁력 약화가발목을 잡습니다“땅 팔아 장사한다”우스갯소리 같던 푸념이현실로 성큼다가왔어요

[하루한점] 2025.06.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