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사는이야기]

아들 사랑

중앙운동구상사 2012. 12. 28. 2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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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사랑

 

 딸 셋 낳고

늦둥이 아들을 봤으니

얼마나 좋았겠어요

 

 오냐오냐하고 키웠지요

생선을 구워도

살만 발라 먹이고

바나나 귀할 때

그 놈만 몰래 멕이고

 

 딸들은 중학교도

못 보냈는데

대학까지 맞쳤지요

 

 전경 가서도 돈 써서

편한 곳으로 옮겨 놓고

 

 장가 들이고

슈퍼를 차려줬는데

처음에는 괜찮더니 그 앞에

대형할인매장이 들어서는

바람에 손해 많이 봤지요

 

 대학교 앞에다

호프집 내줬더니

그것도 다 털어먹고

 

 중고차 한다고 해서

돈 대줬더니

친구에게 다 뺏기고

 

 보험회사 다닌다고

보증 섰더니

돈 안 갚으면

법적 처리한다고

통지가 날아오고 난리가 났어요

 

 쥐만 봐도 깜짝 놀라던

순하디 순한 놈인데

영 안 풀리네요

 

 지금은 대리운전 한다는데

미안해서 집에도 오지 못해요

잠두 많은 놈인디

 

 중앙시장에서 사십년째

야채노점을 한다는데

허리가 구십도로 굽고

손가락 마디마디에

면 반창고가 감겨져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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