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사는이야기]

노후

중앙운동구상사 2013. 2. 17. 2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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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후

 

 정년퇴직하고

친구들과 등산 다니고

서예 좀 하다

맛집 순례도하고

내외간에 해외여행도

두어 번 갔다 오고

한 오년은 그렇게 지냈는데

 

 갑자기 모든 게

귀찮고 의미 없어져

살아서 뭐하나

회의에 빠지더라구

 

 친구들도 돈 떨어지고

아프고  죽고 하니 멀어지지

마누라는 손녀딸 키운다며

각방 쓴지 오래 됐지

 

 얼굴만 보면 술 먹는다

담배 핀다 돈 내놔라 지청구고

말대답한다고 신경질 부리고

밥 먹으면 먹는다고

안 먹으면 안 먹는다고 짜증내고

밤낮으로 여기 아프다

저기 아프다 피곤하다 죽고 싶다

이거 해라 저거해라 달달 볶으니

 

 점점 밖으로 겉돌아

서로 참견 안하고

피하게 되더라구

 

 그러던 중에 옛날 애인이

시집가서 잘 사는 줄 알았는데

신랑이 바람펴서 이혼하고

혼자서 식당을 한다며

접근해 온 거야

 

 옛날 기억이 새롭고

사는 기분이 달라지데

그것참  희한하지

 

 연금으로 받는 돈 모조리

갖다 바쳐도 아까운 줄 모르겠고

잠자리 안했다고

장담은 못하지만

여자가 애교 부리니까

돈 있으면 다 갖다 주고 싶네

 

 요즘 낙이라는 게 그게다야 

갈때가 된거지

 

 노후준비는 돈도 돈이지만

잘 사는 방법을 찾아야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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