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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후
정년퇴직하고
친구들과 등산 다니고
서예 좀 하다
맛집 순례도하고
내외간에 해외여행도
두어 번 갔다 오고
한 오년은 그렇게 지냈는데
갑자기 모든 게
귀찮고 의미 없어져
살아서 뭐하나
회의에 빠지더라구
친구들도 돈 떨어지고
아프고 죽고 하니 멀어지지
마누라는 손녀딸 키운다며
각방 쓴지 오래 됐지
얼굴만 보면 술 먹는다
담배 핀다 돈 내놔라 지청구고
말대답한다고 신경질 부리고
밥 먹으면 먹는다고
안 먹으면 안 먹는다고 짜증내고
밤낮으로 여기 아프다
저기 아프다 피곤하다 죽고 싶다
이거 해라 저거해라 달달 볶으니
점점 밖으로 겉돌아
서로 참견 안하고
피하게 되더라구
그러던 중에 옛날 애인이
시집가서 잘 사는 줄 알았는데
신랑이 바람펴서 이혼하고
혼자서 식당을 한다며
접근해 온 거야
옛날 기억이 새롭고
사는 기분이 달라지데
그것참 희한하지
연금으로 받는 돈 모조리
갖다 바쳐도 아까운 줄 모르겠고
잠자리 안했다고
장담은 못하지만
여자가 애교 부리니까
돈 있으면 다 갖다 주고 싶네
요즘 낙이라는 게 그게다야
갈때가 된거지
노후준비는 돈도 돈이지만
잘 사는 방법을 찾아야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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