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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 도시
천지가 개벽해서
세종시가
들어오는 바람에
농사짓던 땅을
보상 받았어요
동생이 집에 오더니
돈 안 주면
사단 낼 기세로
일주일 간 술만 마시데요
어떡해요 조금 뺏겼죠
아파트 세 채 사서
큰 놈 작은 놈 우리 살고
큰 놈은 통닭집 하나 내주고
작은 놈은 직장 있으니까
자가용 하나 사주고
이사할 때 가구 샀지
TV 가전제품 다 샀지
동네 다방 가서
양주도 몇 번 마셨지
그러다 보니 돈이
반 토막 나버리데요
큰일 났다싶어 눈 딱 감고
정기예금에 넣어버렸어요
보상 나온 지
2년이 지났는데
우리 동네에서만
자식들 재산 싸움에
세 명이나 농약 먹고 자살했고
어떤 이는 사업하다 털리고
사기 당하고
노름하다 망하고
꽃뱀한테 뺏긴 사람도 몇이나 되요
하여튼 오십 가구가 넘었는데
온전한 사람이 몇 안 돼요
아들 두 놈이 예전엔
명절 때나 얼굴 비치더니
번가라가며 건강식품에
운동기구도 사오고
수시로 들랑거리며 효도하니까
그건 좋네요
내가 쓸 만큼 쓰고
하는 거 봐서 나눠줘야지요 뭐
땅으로 물려줬어야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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