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사는이야기]

행복 도시

중앙운동구상사 2013. 4. 23. 2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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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 도시

 

 

 

 천지가 개벽해서

세종시가

들어오는 바람에

농사짓던 땅을

보상 받았어요

 

 동생이 집에 오더니

돈 안 주면

사단 낼 기세로

일주일 간 술만 마시데요

어떡해요 조금 뺏겼죠

 

 아파트 세 채 사서

큰 놈  작은 놈  우리 살고

큰 놈은 통닭집 하나 내주고

작은 놈은 직장 있으니까

자가용 하나 사주고

 

 이사할 때 가구 샀지

TV  가전제품 다 샀지

동네 다방 가서

양주도 몇 번 마셨지

그러다 보니 돈이

반 토막 나버리데요

 

 큰일 났다싶어 눈 딱 감고

정기예금에 넣어버렸어요

 

 보상 나온 지

2년이 지났는데

우리 동네에서만

자식들 재산 싸움에

세 명이나 농약 먹고 자살했고

 

 어떤 이는 사업하다 털리고

사기 당하고

노름하다 망하고

꽃뱀한테 뺏긴 사람도 몇이나 되요

 

 하여튼 오십 가구가 넘었는데

온전한 사람이 몇 안 돼요

 

 아들 두 놈이 예전엔

명절 때나 얼굴 비치더니

번가라가며 건강식품에

운동기구도 사오고

수시로 들랑거리며 효도하니까

그건 좋네요

 

 

 내가 쓸 만큼 쓰고

하는 거 봐서 나눠줘야지요 뭐


땅으로 물려줬어야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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