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사는이야기]

비자금

중앙운동구상사 2014. 2. 3. 2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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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자금

 

 가슴 치고 통곡하다
혀 깨물고 죽고 싶은 심정이네요


 나이 먹고 돈 없으면 
초라한 거 다 아시죠
죽을 때까지 돈 쥐고 있어야
자식한테 도 대우 받잖아요

 

 오래전부터 생활비 쪼개고 또 쪼개
적금 넣고 보험 넣고
신랑한테는 입도 뻥긋하지 않고
돈을 모았어요

 

 어느 정도 모아지니까

쓰는 재미보다
돈 쌓는 재미가

훨씬 즐겁고 신이 납디다


 구두쇠다 쩨쩨하다
어찌 공짜 밥만 얻어먹고 다니는고
눈치도 핀잔도

많이 들었지만


 낭떠러지에서

나뭇가지에 매달리듯
꽉 붙잡고 안 놓았지요


 요즘엔 이자가 없어
증권회사 쪽으로 분산투자했는데
주식은 무서워서 손도 안 댔구요

담당직원이 관리를 잘해줘서
수익이 괜찮았어요

 

" 좋은 상품 나와서 우선 연락 드렸어요
요즘 같을 때 이런 게 드물어서
저도 처가 쪽으로 권유했어요
인기가 좋아 잔량이 많지않아요"


 

 솔깃해서 신협이며

새마을 금고에 넣어둔 것까지
뭉뚱그려 샀는데
얼마 안 돼 동양이 부도가  터진거예요

 

 금감위에 신고하고
담당자 족치고 했지만
기다려보라는 말밖에는
돈의 행방을 알 수가 없다네요


 귀신이 곡할 노릇이지
그 돈이 어떤 돈인데
먹을 것도 안 먹고 있는 궁상 다 떨고
악착같이 모은 돈인데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
미친년처럼 울며불며 밤새우고
이러다 병나면 나만 손해다
맘 편하게 먹고 기다려보자
수습되면 본전은 줄 테지


 자기 암시하고 기도하고
바쁘게 활동하다가도
내 돈 어디가서 찾지

하는 생각이 들면
분통이 터져

미치고 환장하겠어요

 

" 아이구, 내 돈, 내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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