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사는이야기]

골프 유감

중앙운동구상사 2013. 12. 31.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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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골프 유감

 

 형님이 골프채를

새로 장만했다며
쓰던 골프채를 주셨어요


 "시간 날 때 배워둬라

나중이 나이 먹어서
요긴하게 써 먹을 때가 있을 거다"


 마누라가 은근히 관심을 보이데요
"우리 골프 배우면 안 될까

말 나왔을 때 시작하자"


 마지못해 골프연습장에 등록했어요


 새벽 시간이어서

일주일에 한두 번

나가기도 여의치 않고
주말에는 사람들이 많아서

기다려야하고
재미가 없더라고요

 

 재등록할 때 포기하고
마누라는 오전반으로 시간을

바꿔 열심히 다니데요


 "허리 아프다 물집 잡혔다 어깨 좀 주물러라"
힘들어하면서도 집에만 있을 때보다

얼굴이 밝아졌어요

 

 골프 채널 틀어 놓고

잡지 사 나르고
실내 퍼딩기 들여놓고

완전히 신나하데요

 

 얼마나 됐을까

 들떠 몰려다니며
*머리 올릴 땐

잔뜩 긴장하더니


 "연습한대로 치니까 별거 아니더라" 

너무 재미있어 하네요

 그래, 

취미가 하나는 있어야지

 

 일 년쯤 지나서는 공치러 간다며
새벽에 나가기도 하고

어떤날은 뒤풀이 한다며

늦게 오기도 하고 

횟수가 잦아
작정하고 뭐라 했더니


 " 바쁘다고

놀아주지도 않으면서
어쩌다 한번

기분전환하고 오는 건데
그걸 가지고 꼬치꼬치

따지고 잔소리하면
기분 좋겠어"


 "살림을 게을리 하는 것도 아니고

와이셔츠 다림질 꼬박꼬박 해주고
제사나 명절 때 소홀히 한 적 있어

집안 청소를 안 했어
스트레스 풀 데가 있어야 할 거 아냐"


" 야 이 사람아,  

하고 싶은 거 다 하며

사는 사람이 어딨어

술 마시고 밤늦게 들어온 게 

그렇게 잘한 일이냐"


 "당장, 골프 집어쳐라"
"싫으면  어쩔 건데"

 

넘지말아야할 선을 넘었습니다


 쿨하게

도장 찍고


 남 얘기처럼
골프코치와 

동거한다는소식을 접했어요


 

 여자하고 

도자기는

내돌리면 깨진다는 속설



*머리올리다ㅡ 처음 필드에서 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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