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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도덕
품목이 잡화여서
종류가 수백,
수천가지가 넘을 거예요
마진이 좋다고는 하지만
창고 있어야죠
재고 없으면 안 되지요
유행이 해마다 바뀌니
끝없이 새 물건 들어오지요
배달해줘야죠, 외상 깔리죠
가짓수가 많고
모양 크기가 제각각이라
일을 해도 해도 정리가 되지않아요
온 식구 달라붙어
한다고 해도
힘에 벅차네요
인건비 때문에
주저주저했는데
큰맘먹고 직원구했어요
후배이기도 해서
믿거니 하면서 함께 일했어요
소비자와 직접
상대하는 거여서
현금이 오가니까
신경이 많이 쓰이거든요
시키는 입장하고
일하는 입장하고는
다르겠지만
제 딴에는 배려한다고
월급 외에 일 늦어지면
따로 용돈도 주고
수당도 챙겨주고 했거든요
직원도 무던해서
별다른 불평 없이
한 오 년 한솥밥을 먹었지요
가끔씩 기분
상하는 일도 생겼지만
그때그때 해소하곤 했는데
사소한 오해가
있고나서
퇴직하겠다고 하데요
월급 조금 더 올려주겠다고
구슬렀더니
사람 구할 때까지만 있겠다고
선을 긋더라구요
"그래, 네까짓 게 다른데 가면
별 수 있겠느냐"싶어
생각지도 않았던
퇴직금 정산해 주고
마무리를 지었어요
한 달 쯤 지났나
맞은편에 가게를 얻어
똑 같은 품목으로 개업준비를 하네요
" 장사하는 건 좋은데
코앞에서 이러면 되겠냐“
"마땅한데가 없어
찾던중에
가게가
나와서 계약했어요
가격 후리거나
단골 뺐거나하지는 않을 테니
그런 걱정은 마세요”
당당하네요
이해관계로
만났다 헤어졌지만
그동안 정도 있고 한 건데
마주보면서 경쟁 상대가 되었으니
맘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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