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사는이야기]

가업잇기 2

중앙운동구상사 2015. 9. 12. 2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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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업잇기 2

 

 보신탕이란 게

환자들 영양식이나

먹는 거 부실하던 여름 한철

복달임한다며 한 그릇씩 먹었지

정월이나 집안에 대소사 있거나

여자들에겐 금기시 했던 음식이었잖아

 

 목척교에서

가축시장이 설 때였으니까

다리 밑에서 직접 잡아

탕을 끓여냈으니

역사가 오래되었지

 

 아들만 셋을 두었는데

첫째는 은행 다니고

둘째는 공무원이고

다들 지 밥벌이는 하고 살아 걱정이 없는데

 

 막내 녀석이 늦둥이라

오냐오냐 키웠더니

막무가내라

속을 썩였는데

빈둥거리다 별 수 없이

식당일을 돕게 된거야

 

 88올림픽 때는

혐오식품으로 낙인 찍혀

개장국 먹다 기생충에 감염되면

뇌까지 파고들어 치명적일 수 있다는

의학정보를 연일 방송해서

우리업계가 거의 문을 닫았는데 

단골은 그냥그냥 있어서

영업을 계속했지

 

 그러다 얼마 안 있어

지방이 적고

소화흡수가 잘 되서

체력증강,정력 강화에

최고의 스테미너 식품으로

재평가 되면서

건강식으로 보편화되기 시작되었는데

 

 건설경기가 살아나면서

운 때를 만난거야

하루에도 너댓 마리씩 삶아냈으니

장사가 굉장했지

땅 사고 건물 올리고

맛집으로 자리매김 한거야

 

 얼마전까지만 해도

애들이 모이면

모두 막내 걱정이었는데

지금은  제일 부자가 되었어

 

 공부 머리하고

장사 머리는 다르다더니

기특하게 막둥이가

가업을 이어가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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