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사는이야기]

문자유감

중앙운동구상사 2013. 6. 5. 2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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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자유감

 

 

  "자기 어디야"

손님들과 있어서 지금 화장실에서

문자 보내는 거야

 

 점심 먹었어

오늘 바쁘니까 내일 맛있는 거 사 줄께

정말  아이 좋아라

 

 푼수 없는 동생이 거래처

직원하고 나눈 문자를

올케한테 들켜버렸대요

 

 변명하고

진짜 아니다 발뺌하고

삼자대면하고

발로 차이고

무릎 꿇고 빌고

각서 쓰고 했는데도

 

 아직도 분이 풀리지 않아

밥도 안 먹고

이혼하잖다 며

제발 도와달래서

동생네 갔었네요

 

 내가 볼 때 저놈이

바람필 위인도 못되고

재미삼아 그런 모양인데

그만 노염 풀고

죽이라도 먹어야지

얼굴 많이 상했구먼 했더니

 

 고모  딴 년한테

자기라는데

그걸 어떻게 믿어요

이런 일로 뒤통수

맞을 줄 꿈에도 몰랐어요

 

 그리고 내가 먹으려면

밥을 먹지 죽을 왜 먹어요

눈 치켜뜨고 따지는데

 

 속으로는  그래 밥을 처먹든지

죽을 처먹든지

니 맘대로 해라

그지랄하니까

사내놈이 밖으로 겉돌지

하고 싶은 맘 굴뚝같아도

 

 니가 참아 

다시는 이런 일 없을 거라고

나한테도 다짐했어

화 풀어

저 놈이 미친놈이지

저게 뭐에 씌운 거지

지마누라

하늘같이 모셔도 부족할 놈이

허튼짓하고 자빠졌으니

 

 화 풀어  올케

저 놈 그럴 놈 아녀

내가 보장할게

 달래고 오는 중인데

 

참나 사는 게 쑈네요 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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