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사는이야기]

셔터맨

중앙운동구상사 2013. 7. 2.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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셔터맨(shutter men)

 

 

 재혼을 했어요

첫 번째 실패원인은

제가 돈을 버는 바람에

신랑이 건달이 돼버렸어요

 

 직장 구할 생각도 안하고

몇 번 들어먹었는데도

사업 밑천 안 해준다고

서운해 하고

 

 술은 잘 안 마시는데

친구들과 어울려 당구치며

용돈 더 타갈 궁리나 하고

겨우 출퇴근 시켜주고

집안 살림 조금

도와주는 걸로 위세 떨고

그 판국에 여자 만나다 들켜서

결국 헤어졌어요

 

 

 지금 신랑은 연하인데

너무 잘해줘서 정말 좋아요

그냥 뭐든지 해주고 싶고

같이 있으면 편해요

 

 그런데 전 남편과

똑같은 전철을 밟는 거예요

돈 조금 벌더라도

직장 끝까지 다닌다는 것이

결혼 조건이었는데

 

 회사가 잘못되어 그만두고

휴대폰 매장 냈는데

별 재미없다고 손 털고

 

 당구장이나 커피숍을

하고 싶어 하더라고요

여기저기 알아보고 다니더니

내 눈치를 슬슬 보는 거예요

 

 그게 한두 푼

들어가는 것이 아니잖아요

시시한 건 거들떠도 안보고

자기도 괴롭겠지요

 

 어떻게 해야

가장으로 책임감을 가지고

역할을 할 수 있을까

걱정이 태산이에요

 

 제가 돈을 벌지

말아야 하는 거

아닌가 고민 중이에요

 

 이번에 또 실패보면

고개 들고 살 수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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