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사는이야기]

중년 위기1

중앙운동구상사 2013. 10. 26. 20:34
728x90

 

중년 위기 1

 

 금강변 경치 좋은 곳 위치해서

주로 데이트하는

손님들이 찾아오는

식당을 운영하는데

 

 성격이 원래 고지식한 편이어서

처음에는 적응하는데

힘이 많이 들었어요

 

 부부간에 오는 경우는 드물고

대부분은 연애하는

사이들이어서

꼴사납고 유치하기가 끝이 없어요

 

 머리 허연 인간도 생선 발라

밥숟갈에 얹어주고

게장 먹은 입으로

쪽쪽 입 맞추고

남이 보던 말건 만지고 주무르고

 

불면 날아갈까

놓으면 깨질까

애지중지 공들이는 모습을 보면

토악질이 나요

 

  "미친놈들,  밥 처먹다말고

별지랄을 다 떨고 자빠졌네

지 마누라한테는

저 짓 안할 거다"

 

 몇 년을 지켜보니까

나만 이렇게 살고 있는 거 아닌가

회의가 들어요

 

 주위를 거들떠도 안보고

힘들게 일해서

먹고 살고  애들 교육 시키고

쉬지도 못하고

정말 열심히 살았는데

 

 신랑이 알아주길 하나

그렇다고 스스로

만족하며 살기를 했나

뒤돌아보니 세월만 흘렀지

아무것도 없네요

 

 인생이 뭐 별거 있냐더니

사람 참 우습죠

좋아한다는 사람 있으면

연애라도 해볼까 하는

은근한 기대도 생기고

 

나이 먹을수록 초라해지면 안 되는데

 

 

728x90

'[사람사는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중년의 위기 2  (0) 2013.11.12
스폰서  (0) 2013.11.03
부업  (0) 2013.10.19
유 씨 보살 왈  (0) 2013.10.14
살아남기 2  (0) 2013.1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