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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락부자
도심 변두리
자연 부락에서 살았는데
스레트 지붕에
화장실이 대문 옆에 있었고
연탄을 등짐으로 받아
생활 했으니
장마 때 는 비가 새고
겨울에는 웃풍이 심했죠
십년 넘게
재개발한다고
몰려 다니며 이해충돌로
고소 고발이 되풀이 되고
조합장이 서너번 바뀌고 나서야
해결이 났어요
원주민은
분담금도 문제지만
세금과 관리비를 감당 못하니
분양권 팔아
몫돈 챙겨 이사가는 게
상책이라고
두런두런 의견들이 있었고요
직업이 운전사라
허리수술 하고도 일했고
술 안 마시고 저금을 한 덕에
가구는 천천히 장만하기로 하고
대출 끼고 입주를 했어요
좋기는 좋네요
엘리베이터 타면 집 앞이고
조망이 좋아 시내가 다 보이고
아무때나 더운 물 나오지
추운지 더운지 모르고
비 오는 날에는 운치가 있어요
2년이 지났는데
아파트가 난리가 나서
눈 뜨면 뛰고
자고 나면 오르고
미쳐도 단단히 미쳤어요
산 값에 두 곱이 넘게 올랐는데
더 오를 거라네요
기적 이죠
평생 모아도 살 수 없는
집이 생겼어요
내 인생에 이런 행운이 찾아올 줄은
꿈에도 몰랐지요
코로나 불경기로 수입이 줄어
생활이 퍽퍽하지만
믿는 구석이 생겨
누구한테도 꿀릴게 없어요
세금 내는 거 아까워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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