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사는이야기]

복병

중앙운동구상사 2019. 5. 3.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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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복병

 

 살다보면

사는 게 지긋지긋하다고

푸념하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겠냐 만은

환갑이 훌쩍 넘어서자

포기할 것은 포기하고

서운하고 억울하던 기억은 대충 잊고

주어진 연금으로 생활이 유지가 되니까

행복이란

단어를 가끔 써 먹곤 하네요

 

 신랑하고도 

굳이 싸울 일 만들지 아니하고

각자 취미생활하면서

시간나면 산책하고 맛 집 다니고

어디든 좋은 곳이 소개되면 

언제든지 여행 떠날 준비가 되어있으니

세상 부러울게 없다는 기분이 들어요

 

 맞벌이 하던 아들네가

차일피일 미루다가

기다리고 기다리던

손주를 보게 되었어요

작명소에 가서 이름도 지어주고

똑 닮은 모습을보면

기쁘고 감격스럽네요

 

 산후조리원에서 퇴원하고

한동안 도우미 아주머니가 돌봐줬는데

며느리가 출근하면서

유아원에 보낼 수 도 없고

남에게 맡기기도 부담스럽고

다른 방법이 없는 거에요 

 

 백일이 지나 

분유랑 기저귀 싸들고 데려와

24시간 밀착 생활이 

시작되었는데 화장실에 갈 틈도 없네요

잠투정이 심해

안고 업고 달래야지

밤 중에도 몇차례 깨어나

우유 먹이고 기저귀 갈고

목욕 시켜야지 병원 가야지

귀엽고 예쁘긴 한데 정신을 쏙 빼 놓네요 

 

 여성회관 다니며 즐기던

시낭송에 교양강좌도 포기하고

친목모임도 줄여가며

2년넘게 육아에 전념했는데

둘째가 생겼다는 희소식이 날라왔어요

 

아 ~

내 인생의 봄날이 이렇게 지나가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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