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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인
자영업이라는 것이
들쑥날쑥해서
어림 잡기가 쉽지 않은데
잘 나갈 때를 기준으로
호언 장담하며
청혼한 것이
발목을 잡았어요
책임감을 가지고
열심히 일하고
성실하게 살았는데
벌어오는 수입으로는
와이프 수준을
따라가지 못했어요
사치가 심했고
뭐든지 남에게 지는걸 싫어해
교육비 뿐 아니라
모든 씀씀이가 컸지요
부족한 생활비를 겁도 없이
차용과 대출로 메꿔 나가더니
결국 집이 경매로 넘어가면서
아이 셋을 떠안고
이혼을 했어요
엄마 없는 표 안 내려고
닦이고 먹이고 입혀서
학교 보내고
어린이집에, 유치원을 오가며
치닥거리 하느라
모든 것을 포기하고
아이들에게
목숨을 걸었어요
공황장애가 와서
우울증과 무기력, 대인기피증에
시달렸는데도
잘못하면 새끼들을
고아원에 보낼 수 있겠다는 생각에
정신 바짝 차리고
악착같이 살았지요
무심한 세월이 14년이 흘렀네요
아내는 재혼해서
잘 살고있고
가끔씩 애들 만나서
밥사주고
용돈주고 말 들어주니까
매일 잔소리하고
궁상 떨고 구차하게 사는 것을
좋아하겠어요
모두 지 엄마 편이네요
키워준 공은 고사하고
이렇게 사는 것이
무능하고 미련한 아빠 탓으로
몰아가는 분위기네요
참말로,
잃어버린 내 인생은
어데가서 찾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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