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사는이야기]

올인

중앙운동구상사 2019. 7. 4.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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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인

 

 자영업이라는 것이

들쑥날쑥해서

어림 잡기가 쉽지 않은데

잘 나갈 때를 기준으로

호언 장담하며

청혼한 것이

발목을 잡았어요

 

 책임감을 가지고

열심히 일하고

성실하게 살았는데

벌어오는 수입으로는

와이프 수준을 

따라가지 못했어요

사치가 심했고

뭐든지 남에게 지는걸 싫어해

교육비 뿐 아니라

모든 씀씀이가 컸지요

 

 부족한 생활비를 겁도 없이

차용과 대출로 메꿔 나가더니

결국 집이 경매로 넘어가면서

아이 셋을 떠안고

이혼을 했어요

 

 엄마 없는 표 안 내려고

닦이고 먹이고 입혀서

학교 보내고

어린이집에,  유치원을 오가며

치닥거리 하느라

모든 것을 포기하고

아이들에게

목숨을 걸었어요

 

 공황장애가 와서 

우울증과 무기력, 대인기피증에

시달렸는데도

잘못하면 새끼들을

고아원에 보낼 수 있겠다는 생각에

정신 바짝 차리고 

악착같이 살았지요

 

 무심한 세월이 14년이 흘렀네요

 

 아내는 재혼해서 

잘 살고있고

가끔씩 애들 만나서

밥사주고

용돈주고 말 들어주니까

 

 매일 잔소리하고

궁상 떨고 구차하게 사는 것을

좋아하겠어요

모두 지 엄마 편이네요

 

 키워준 공은 고사하고

이렇게 사는 것이

무능하고 미련한 아빠 탓으로

몰아가는 분위기네요

 

 참말로, 

잃어버린 내 인생은

어데가서 찾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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