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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사는이야기] 340

벽시계

벽시계 태평교 교각에 원형으로 된 벽시계가 있어서 유등천을 따라 운동하는 시민들의 이정표가 되기도 하고 기체조할 때 필요하거든요 시계가 없어졌어요 "요즘 세상에도 그런 걸 가져가나, 공용으로 쓰는 건데, 얼마나 한다고" 투덜거렸지만 있다가 없으니 불편하네요 시멘트 기둥이라 못이 박히지 않고 높이 달아야 해서 연장이 필요한데 시계만 사 온 터라 가까스로 걸어 놓았는데 덜렁덜렁 흔들리고 분실 예감이 드네요 아니나 다를까 시계가 없어졌어요 경찰에 신고하기도 애매하고 울화통이 터져 욕이 절로 나오네요 밤잠 설친 다음날 시계가 되돌아 왔어요 뒷판에 철사줄 고리를 만들어 부착하고 구멍을 뚫어 단단하게 고정시켜 놓아 한눈에 봐도 전문가의 솜씨네요 "이렇게 고마울 수가, 이런 것이 진정한 재능기부다, 복 받을 사람이네..

땅 짚고 헤엄치기

땅 짚고 헤엄치기 부모님께서 물려주신 땅이 야산뿐이라 논도 없고 밭도 개간 해야 해서 애써 농사 지어봐야 소출량이 적어 빈농으로 어렵게 생활했어요 도시 개발이 되면서 도로가 뚫리는 바람에 보상을 받아 사거리에 상가를 짓고 과수원 부지는 형질을 변경해서 임대를 주고나니까 졸지에 유지 반열에 끼어 들었어요 시대운을 타고 났는지 이번에는 재개발 사업이 진행되면서 땅값이 치솟아 세준 땅을 시세보다 훨씬 더 받고 매각 했어요 말 그대로 알부자가 된거죠 무식하고 미련하기도 했지만 못난이 땅이라 팔지도 못하고 쥐고 있다가 갑부가 되었어요 동네에서 논 밭 팔아 애들 교육시킨 지인들이 태반인데 자식 덕 보고 사는 경우는 드물어요 그래서 부자들이 땅 땅하는가 봅니다

어버이날

어버이날 어머니께서 홀로 생활하셨는데 늘상 마음에 걸려 시간나는대로 찾아뵙고 말동무해드렸어요 찬거리나 과일, 생활용품을 사가지고 가면 꼭 가격을 물어보시네요 "야 이건 너무 비싸다 도마시장에 가면 훨씬 싼데 덤탱이 쓴거다 가서 바꿔와라" 생각해서 좋은 거 사온거니까 아뭇소리 말고 맛있게 잡수라고 핀잔을 해도 습관적으로 물건 흠 잡고 속상해 하고 마음에 안 드는 기색이 역력하네요 같은 경험이 있는 친구가 명쾌한 팁을 줍니다 "구입한 가격에서 반값만 주고 샀다고 말씀 드려봐" 정답이네요 밝게 웃으시며 너무 싸다 당도도 좋고 싱싱하구나 '어쩌면 꼭 사고 싶은 걸 사왔냐' 칭찬도하시고 항상 좋은 물건을 싸게 사오는 걸 대견해하며 즐거워 하셨어요 하얀 거짓말로 효도 하세요

유명무실

유명무실 기사 식당은 일손이 많이 필요해서 온가족이 함께 품을 팔아야 하는 고단한 직업인데 "끝까지, 열심히"를 구호로 시작했어요 제육볶음과 게장무침, 생선구이와 잡채를 기본으로 요일별 국 메뉴를 정하고 제철음식도 추가했더니 싸고 푸짐하고 맛있다는 소문을 타고 주차요원이 상주할만큼 장사가 잘 되었어요 많이 팔아서 이문을 남기는 방법을 찾아낸거죠 또 하나의 비결은 맛도 맛이고 가격도 가격이고 분위기도 필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고객관리죠 손님마다 눈도장 찍고 기억해서 제각각 좋아하는 반찬이나 생선토막이라도 챙겨주며 농담이나 사담을 주고 받는 단골을 만들어 새로운 손님을 유치하는거죠 코로나가 강타하자 인건비 부담이 커 직원 땜빵하느라 홀관리가 제대로 안되고 식자재가 껑충 뛰어 식단이 부실해지니 매출이 줄어드..

하소연

하소연 취업이 늦어 공무원 생활 팔년차 이고 서른 여덟이나 되었어요 어른들은 결혼하라고 성화인데 친구들을 보면 반 정도가 혼인했고 그 중에 아이 키우는 경우가 반도 안되는 것 같아요 독신자 숙소가 너무 좁아서 근처 오피스텔에 전세로 입주했는데 웬놈의 관리비가 평균 삼십만원 가량 나오네요 저축은 해야하고 달리 방법은 없어 용돈을 줄여야 하니까 엄청 쪼달리네요 이삼년 더 모아야 일억 정도 마련될 것 같은데 마음이 통하고 사랑을 한다 해도 현실은 만만한거나 호락호락 하지 않아서 맞벌이를 하더라도 애 낳고 사는 것이 쉽지 않을 것 같네요 옛날에는 외벌이를 해도 부모네와 함께 살면서 의식주를 해결했고 아이도 키우면서 내집 마련 하고 자식 공부 시켰다고 말씀하시는데 지금은 빈곤과 궁핍의 한계를 극복하면서까지 결혼해..

서민갑부

서민갑부 부자가 되는 교본은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는데 재담을 들어보면 근면, 성실, 노력을 바탕으로 사업 노하우가 있어야 하고 부동산이나 주식투자는 정보수집 능력 발휘에다 과감한 결단과 타이밍에 운도 따랐다는 총론이라 이해는 되는데 수입은 뻔한데 지출은 늘고 카드 쓰다 돌려 막고 할부 끊고 목돈 들어가면 마이너스 통장 쓰고 겨우겨우 메꿔가는 현실이라 실제로 와닿지가 않네요 맨손으로 일궈내 세 잘 나오는 건물을 가지고 부동산 임대업을 하는 친구는 캠핑카를 구입해 치장하고 다니며 여유있는 소일거리를 찾아냈다며 폼을 잡네요 어떻게 돈을벌었냐 궁금해하니까 "수입보다 지출이 많으면 거지꼴 되는거고 버는 것보다 적게 쓰면 부자된다" 간단명료하게 답을 주네요

삼우제

삼우제 맏이 가 사업한다고 으쓱거리며 다니면서 시골 땅 팔아가지고 고향 떠나더니 홀로 남은 어머니 생일 한번 챙겨주지 않고 명절 때나 만나는 형제간에도 경우 따지고 불만 늘어 놓고 큰소리 치고 그런 식이네요 어머님께서 유명을 달리하셨어요 전염병 때문에 문상객도 많지 않고 호상이어서 차분하게 아버님 곁으로 모셨어요 장례비용을 부조금으로 해결이되서 한시름 놓았습니다 자식들에게 주고 싶었는지 기초연금 받은 거랑 푸성귀 팔아 모은 거 ,보내준 용돈을 차곡차곡 통장에 넣어두었네요 액수가 제법되어 내심 기대들을 하고 있었는데 "이 돈은 장남인 내가 관리하겠다 비석도 해야하고 산소 관리며 제사도 모셔야 하니까 그런줄 알아라" 불만이 터졌어요 용돈 한번 안 주더니 그런 소리가 나오냐 그동안 행실로 봐서 믿을 수 있겠냐..

외통수

외통수 수입이 줄어들자 발등에 불이 떨어졌어요 좋아질 거라는 기대는 아득하고 버틸수록 수렁에 깊이 빠지는데 지금 손을 털면 남는 게 아무 것도 없네요 손해가 크지만 보험 들었던 거 모조리 해약해서 급한 불은 껐는데 은행, 카드, 집세, 인건비 밀리고 더이상 차용할 곳이 없구요 결혼 예물, 피아노, 승용차, 심지어는 돌 반지까지 뭉뚱그려 내다 팔았어요 수입으로 감당할 수 있는 한계를 훨씬 뛰어 넘었어요 마지막 보루인 아파트를 처분해서 은행권은 해결 했는데 채권자들이 여기저기 진을 치고 있네요 신이시여, "제발 살려주세요" 코로나를 원망하며 복권 한장 구입했어요

네다바이

네다바이 아파트 건설현장에서 왔는데 직원들 사용할 운동기구가 필요하다며 견적을 내달라고 하네요 말장단에 비위 맞춰가며 제품 설명부터 가격 조율까지 세세하고 정성껏 응대를 했어요 현장다니며 겪었던 사건사고나 객지 생활의 에피소드를 자랑과 넋두리처럼 늘어놓으며 신원증명까지 꺼내놓네요 다음날, 추가 주문할 것과 납기일을 지켜달라고 당부하면서 업무비로 처리할테니 계산서 끊지 말고 영수증과 거래명세서만 첨부하라고 하고요 다시 와서는 담당 과장이 조금 있다 오면 계약하고 대금 지불할거라며 커피를 청해서 마시더니 돈을 꺼내 세보며 철물점에 살게 있는데 조금 부족하다며 현금이 있냐고 물어보네요 액수가 크지 않아 쉽게 건네주었는데 아직도 감감 무소식이네요 경기가 없어 파리 날리는 판국이라 어떻게든 팔아야겠다는 생각이 앞..

장수 비결

장수 비결 돈은 짜장면을 먹을 때 삼선 짜장을 시키고 시장 신발보다 나이키를 신을 수 있고 넓고 높은 아파트에서 잠을 푹 잘 수 있어 모두들 목표로 삼는 건데 그 끝이 없어 누구나 부족함을 느끼는거네 생노병사의 순환계에서는 재물과 큰 상관없이 질 좋은 장수를 최고로 치잖아 첫째가 허드렛일이든 노인 일자리든 돈 버는노동을 해야 해 밥맛있고 소화 잘되지 사람 만나고 잠 잘오지 여유돈 생기면 자신감과 긍정의 에너지가 충전되거든 둘째는 신앙 생활인데 인간이 할 수 없고 알 수 없는 영역에 대한 순응이필요한거지 설교 내용을 이해 못해도 예배에 참석하면 마음이 정화되고 나쁜 기운이 빠져나가거든 절에 다니거나 다른 종교도 마찬가지고 셋째는 음식과 운동인데 과하거나 부족함이 없는 중용지도를 찾아내야 해 약간 부족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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