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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사는이야기] 340

부자유친

부자유친 아들이 서울에 있는 대학에 합격했을 때고맙고 너무 좋아서 남 부러울게 없더라구요"학자금 대출을 받으면 아이한테 부담이 가니덜 먹고 덜 쓰더라도 우리 힘으로 해결합시다"단단히 허리띠를 졸라 맸어요 사립학교라수업료가 비싸기도 하지만하숙비에다 용돈까지 보내느라주변 사람들에게 짠돌이라는 별명을 들을 만큼 등골이 빠졌지요 졸업하고 취업을 했는데  적응이 안된다며 사표내고공무원 시험이나 보겠다고 집으로 내려왔어요1년, 2년, 3년 지나도소식이 없고 방구석에 들어 앉았네요 출장갔다 늦게 왔는데나와보지도 않는거에요부아가 치밀어"야 이놈아 애비가 왔는데 쳐다보지도 않고게임이나 하고 놀만큼 한가하냐"옛날 군대식으로 교육을 시켰더니눈을 부릅뜨고"왜 때려요" 반항을 하네요"너한테 할만큼 했다 이제는 네가 알아서해라꼴..

요행수

요행수 구슬치기 딱지치기부터 예비군 훈련장에서 쌈치기 하거나 곗날이든 상가집에서 고스톱치고 가오짓구땡을 즐겨했고 카드나 파칭코 게임은 물론이고 경마나 투견같은 내기를 쫓아 다녔는데 승률은 별루여서 맨날 빚지고 구박 받다가 술·담배·여자·마약보다 어렵다는 도박을 끊어내는데 성공했어요 은퇴하고 기력이 소진되자 TV나 휴대폰으로 시간을 보내는데 주식을 하면 치매가 걸리지 않고 코피나게 공부해서 상장된 회사 200개만 딸딸 외우면 큰 돈을 벌 수 있다는 말이 사행심과 승부욕을 자극 하네요 실전에 들어가서 수익이 생기자 특별한 능력에 대한 자부심이 생기고 삶의 의욕을 되찾았어요 "이런 걸 여태 왜 안했지" 손실 났을 때 과감하게 손절하는 배짱도 생겼고 분산되있던 통장을 정리해서 증권계좌에 넣어놓고 실시간 이어지는..

음주운전

음주운전 모처럼 가족들과 함께 바람쐬고 금강쪽에 어탕 수제비 맛있게 하는 집이 있어 도리뱅뱅이를 안주삼아 주거니 받거니 소주 마시며 물가에 앉아 호젓하게 여름 더위를 씻었어요 오후 늦게 돌아오는 길인데 우회전하는 사이에 주차해있던 차량이 출발하면서 경미한 접촉사고가 일어났어요 상대 차주가 잘못을 인정 하기는 커녕 '가만히 있는데 와서 부딪쳤다' 도리어 오리발을 내밀어서 화가 치밀데요 보험회사에 연락해서 블랙 박스를 봤더니 사각지대라 확인이 안되고 서로 피해자라고 우기다가 경찰을 불러 해결하자고 동의 했어요 경찰관은 운전자 확인하고 음주측정기를 내미네요 마신지 오래되서 괜찮겠지 하고 힘껏 불었더니 '웬걸' 면허취소 수치가 넘었어요 본서에서 다시 출동하여 재차 음주 확인하고 사고는 따질것도 없이 가해자가 되..

전화위복

전화위복 시집와서 시부모 모시고 애 낳고 키우느라 정신없이 살다가 난데없이 신랑이 수표를 부도내는 바람에 수습을 해야 하는데 변호사 선임할 비용이 없는거에요 주변 사람들에게 조아리고 사정해서 겨우 해결은 됐는데 당장 수입이 없고 빌린 돈도 갚아야 하는 암담한 처지가 되었어요 보험하는 친구가 찾아와 열심히 하면 돈을 벌 수 있다 하데요 내성적이어서 낯가리고 수줍음 타고 언변도 없고 인맥도 없지만 못한다고 거부할 여지도 없어서 간절한 마음으로 출근해서 교육을 받았어요 일년만에 최우수 영업인 상을 받고 황금 열쇠를 부상으로 받았어요 실적이 좋아 해외여행도 여러 차례 다녀오고 아이들 교육비며 남편 사업 밑천도 팍팍 밀어줘서 집안을 일으킨 계기가 된거죠 진솔하고 양심적으로 대면을 하면 상대방이 알아차리고 감동이 ..

보험수업

보험수업 퇴직하고 실업수당을 받을 때만해도 백수로 지내는 것이 최고라며 너스레를 떨었는데 막상 수입 없이 연금 나올 때까지 버텨야 한다고 생각하니까 자다가도 옥죄이는 꿈을 꿔 화들짝 놀라곤 하네요 사업을 해볼까 하고 여기저기 다녀보았는데 새로운 것에 대한 투자는 무모하다는 판단이 섰어요 일자리를 알아보니까 단순 노무에 최저임금 열악한 근무조건 등 3D 업종에 국한되네요 밑천이 전혀 들지 않고 열정만 있으면 평생 돈을 벌 수 있고 대기업의 역점 사업이라는 솔깃한 정보를 공유했어요 교육만 성실하게 받으면 억대 연봉이 본인 것이 될 것이고 새로운 인생이 시작되는 겁니다 옆에 계신 멘토님들은 매년 수억의 수입으로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습니다 가만히 있으면 누가 떡을 사줍니까 체면이 밥을 먹여줍니까 돈 없으면 사람..

귀촌

귀촌 대청호 둘레길을 걷다보면 경관이 좋은 곳은 여지없이 정원이 잘 가꾸어진 아담한 주택들이 자리를 잡고 있네요 주말이나 휴가 때 편하게 쉴 수 있는 별장이 하나쯤 있으면 하는 바람은 누구나 가지고 있는 로망이 아니겠어요 자연만 즐기기는 지루하고 심심할 수 있으니 소일거리 삼아 자급자족 할 만큼만 농사 짓는 것도 노후대책이 될 수 있겠다는 의견이 일치되었어요 주소 이전해서 미니 맨션으로 멋들어지게 농막을 짓고 직불금 수급 대상이 되려고 콩 심고 고추 심었어요 주말마다 화단 가꾸고 쌈 채소 심고 좋은 공기 마시며 노동을 하니까 살아가는 활력이 되네요 퇴직 후에 시골로 내려 왔는데 와이프는 문화와 취미 생활에 바빠 생각지도 않은 주말 부부가 되었구요 진종일 풀매다보면 고생을 사서하는구나 싶고 사회와의 단절은..

학폭

학폭 수업료를 꼭 내겠다던 약속날짜를 미루고 미루다 마지막 시한이 훨씬 지났는데 어머니께서는 방법이 없는지 묵묵부답이네요 도살장에 끌려가는 소처럼 늦게 등교를 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교무실로 불려갔어요 교장 선생한테 핀잔을 들었는지 화가 잔뜩난 담임 선생은 합판으로 만든 출석부로 뒷통수를 후려치더니 "야이 새끼야 돈 없으면 학교를 그만 두던가 해야지 나까지 열받게 만드냐 니 또래 애들 공장 다니며 효도하고 열심히 살고 있잖아 넌 도대체 뭐하는 놈이냐 꼴도 보기 싫으니 꺼져 버려라" 성을 못 이겨 또 후려 치네요 맞은 데가 아프기도 하고 모멸감 으로 꼭 복수하겠다고 증오하던 중3 때의 기억이 떠오르네요 교편을 잡은지 30년이 지났어요 옆반에서 젊은 선생이 태도가 불량하고 언어가 불손한 학생을 훈육하면서 지시..

가는 정 오는 정

가는 정 오는 정 저녁 약속이 있어 외출 중인데 보험회사 직원이라며 연락이 왔어요 집 앞에 세워둔 트럭과 접촉사고가 났다네요 손상부위를 사진과 동영상으로 찍어 보내고 사고접수를 했으니 확인 하고 수리 및 보상 서비스를 받으라는 알림톡이 왔어요 피해가 경미할 경우 고객이 직접 보상할 수도 있으니 연락처를 알려줘도 되냐고 동의를 구하네요 "그래요" 적재함 걸림쇠 부분이 약간 긁힌 상태라 수리하기는 애매하네요 보험처리해서 주인 없는 돈인냥 당연하게 수리하고 보상받아 내는것을 부정적으로 보아왔는데 출고된지 얼마 안된 차라 합의금을 받을까 하는 생각도 드네요 상대방에게서 전화가 왔어요 딸애가 사이드미러와 부딪쳤다는데 뺑소니로 몰릴까 신고를 했다네요 "별거 아닌데 걱정마시고 운전 조심하라고 전하세요" 얼마라도 손해..

직업병

직업병 지긋지긋한 코로나 마스크를 벗어버리고 부부동반 단체 여행을 떠났어요 해저 터널을 가기 전에 홍원항으로 갔는데 수산물 경매사인 친구가 횟감을 고르면서 분위기가 다운되네요 이곳저곳 쏘 다니며 광어는 kg당 단가가 너무 비싸고, 낚지는 중국산이고 대하는 양식인데 뜨내기라고 바가지 씌우려 한다 "그릇 무게를 너무 친다 물 빼고 다시 달아봐라" 떼 써서 가격 깎고 매운탕 거리로 꽃게하고 조개도 얻어 냈어요 기분 좋은 흥정이 아니라서 주인이나 일행도 불편한 기색이네요 점마들이 회 뜰 때 몇 첨씩 빼놓기도 하고 심지어는 다른 놈으로 바꿔치기도 하니까 매운탕 나올 때 대가리를 잘 봐야 한다 대하 갯수도 세봐야 하고 낚지 탕탕이는 한두마리 빼먹는 건 일도 아니다 콩나물과 김치만 주고 상차림비를 오천원씩이나 받으니..

간병 후기

간병 후기 홀로 사는 어머니께서 건강이 좋지 않아 간병인을 두었는데 오래 있지를 못하고 자꾸만 바뀌네요 "저 인간이 서랍 뒤지고 냉장고에 있는 거 다 꺼내 먹는다" "비싼 돈 줘가며 저런 못 된 것 하고 살 수 없다" "혼자 살테니 죽던지 살던지 걱정마라" 의심많고 성질이 불같아 당해낼 재간이 없어요 낮에는 와이프가 반찬해서 수발들고나면 저녁에는 형제간에 교대로 엄마집에서 잠을 자는 생활이 이어졌어요 자식으로서의 도리고 당연하다고 지냈는데 세월이 갈수록 병색이 짙어지고 정신도 오락가락 하시네요 밤새 화장실 찾으시고 아프다고 어리광부리고 자식들에게 서운하다고 욕지거리하고 낮에 일을 해야 하는데 밤잠을 설치고 수시로 병원을 다녀야하니 피곤이 겹쳐 매사가 짜증스럽네요 집안 식구들 모두 웃음기가 사라졌어요 요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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