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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잇값
퇴직하고나서
등산을 시작했어요
명산대천을 두루 섭렵하며
인생의 새로운 맛을 찾아낸 거죠
산악회마다
특색이 있지만
뒤풀이를 가볍게 하거나
뛰고 노는 곳이나
교류하고 풍류를 즐기는 것은
비슷하지요
재작년인가 가을 산행으로
단풍 구경 잘하고 하산했는데
커피 마시느라 해찰하고
화장실 이용객이 많아
시간을 지체하는 바람에
기다리는 일행들에게
눈치를 받았지요
돌아오는 길에
댄스 타임이 시작되고
고막이 얼얼할 정도로
음악을 크게 틀어서
볼륨 좀 줄여 달라고
부탁을 했는데
시끄러우니 꺼달란다고
오해가 생겼어요
회장이란 사람이 오더니
대뜸 몇살이냐고 묻데요
사십사년생 원숭이 띠라 했더니
"나이 드셨으면
나이값을 하셔야지
여기가 경로당입니까
알만한 분이 앉을 때와 설 때를
구분해야지 멀리까지 와서
민폐를 끼치면 되겠습니까"
그 뒤로는
자격지심 때문에도
십수년 다니던 산악회는
얼씬도 못하고
보문산 오르내리며
산행을 대신하고있어요
"니덜은
나이 안 먹을 줄 아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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