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단 이단 어머니께서는 초하루나 보름에 절에 가서 공 드리고 오시는데 형님이 같은 직장에서 연애해 교회 다니는 형수를 만났어요 종교도 어찌 보면 사람 사는 한 방편인데 조금씩 양보하면 안 되겠나 쉽게 생각했는데 의외로 문제가 커졌어요 아버지 제사에 형수가 안 온 거예요 어머니께.. [사람사는이야기] 2013.05.14
덕담 덕담 일할 때 장갑을 꼭 끼고 해도 험한 일을 하다 보니 군살 배기고 투박해져서 어디에 내놓기가 창피해요 한 날은 배달 갔다가 생각지도 않게 친구를 만났어요 반가운 마음에 덥석 손을 잡았는데 친구의 손이 너무 부드러워서 괜한 부끄러움이 생기데요 먹고 살다보니 손이 거칠다 며 .. [사람사는이야기] 2013.05.10
조도 조도 신랑이 한국화를 하는데 주로 초상화를 그려요 결혼할 때 시간 강사로 시작했으니 수입은 얼마 안 되고 아이는 생기고 생활이 어려웠지요 그래서인지 그림이 어둡고 주제가 고뇌와 낙담 슬프고 외롭고 체념으로 가득 찼어요 힘들게 힘들게 국전에 입선했고 전시회도 세 번이나 했어.. [사람사는이야기] 2013.05.07
등기 필 등기 필 아파트 상가에서 세탁소를 하는데 워낙 죽은 상가인데다 업체 간에 가격 경쟁이 심해서 봄판에나 좀 바쁘지 운영하기가 힘들어요 그만둘래도 인수할 사람은 커녕 전세금을 안 내줘서 몇 년을 실갱이 했어요 세 놓고 나가던지 팔아서 주겠다는데 잘못하다간 경매 될 수도 있다는 .. [사람사는이야기] 2013.04.27
행복 도시 행복 도시 천지가 개벽해서 세종시가 들어오는 바람에 농사짓던 땅을 보상 받았어요 동생이 집에 오더니 돈 안 주면 사단 낼 기세로 일주일 간 술만 마시데요 어떡해요 조금 뺏겼죠 아파트 세 채 사서 큰 놈 작은 놈 우리 살고 큰 놈은 통닭집 하나 내주고 작은 놈은 직장 있으니까 자가용 .. [사람사는이야기] 2013.04.23
성공 성공 아들만 둘인데 유학도 보내고 똑똑한 배우자 만나 둘 다 장가가서 아들 딸 낳고 잘 살아요 큰애는 토론토에서 외국인 회사에 다니고 작은 애는 호주에서 삼성지사에 근무해요 두 놈 다 외국에 나간다기에 걱정 말고 니들이나 잘 살아라 했거든요 지난번 내생일 날 신랑이랑 근사한 .. [사람사는이야기] 2013.04.20
노여움 노여움 딸네가 맞벌이여서 돌도 안 지난 손주 데려다 애지중지 이십년을 키웠어요 유학 준비한다고 서울로 올라갔는데 처음으로 오래 떨어져 있어서 얼마나 보고 싶던지 반갑게 찾아갔더니 왜 왔냐며 신경질을 부리는 거예요 주위 사람들에게 창피했던 지 다른 속상한 일이 있었는지는 .. [사람사는이야기] 2013.04.16
추락.2 추락.2 신랑 잘 만나서 아이들 탈 없이 잘 키웠고 큰 고생 안 하고 편안하게 살았어요 서울에서 유명한 학원 강사였던 큰 아들이 서울처럼 하면 될 줄 알고 아파트 상가 2층을 통털어 시설하고 서울서 선생들 데려오고 광고도 엄청 하고 하여튼 거창하게 학원을 차렸는데 2년 반 만에 문을 .. [사람사는이야기] 2013.04.12
추락.1 추락.1 도로가 나는 바람에 보상도 받고 땅이 살아났어요 돈 많이 준다고 여기저기서 찝쩍대니까 욕심이 생기대요 건물을 지어서 임대를 하면 여러 가지로 훨씬 이익이 되겠다고 판단을 했죠 건물을 짓다가 시공사가 부도가 나는 바람에 공기가 늦어지고 건축비가 추가로 들어가고 준공.. [사람사는이야기] 2013.04.09
장동 장동 양담배나 PX물품이 유통되었던 미군기지의 흔적이 남아있습니다 클럽이었던 허름한 창고건물 색 바랜 술집간판 양색시 살던 쪽방촌 파장된 장터처럼 횅합니다 그래도 그 때가 좋았지 수입도 좋았거든 밤만 되면 불이 번쩍거리고 온 동네가 흥청망청했지 미군놈들 돈 빼어먹는 재미.. [사람사는이야기] 2013.04.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