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례사 주례사 교장으로 정년퇴직하고 모임도 몇 개 있고 사회교육원에 강의도 가끔 나가며 소일하는데 요즈음 재미있는 일거리가 생겼네 제자들이 부탁해서 주례를 서다보니 예식장에서도 연락이 오더라고 첫째 결혼하겠다와 결혼시켜달라는 것은 큰 차이가 있다 결혼 생활은 전적으로 본인 .. [사람사는이야기] 2013.08.07
성경 필사 성경 필사 심심해서 시작했는데 구약 신약 다 쓰려면 하루 여덟 시간을 꼬박 쓴다 해도 일 년 육 개월 정도 걸릴 것 같아요 대학 노트 여섯 권을 썼는데 한 권만 더 쓰면 마무리 될 것 같네요 노인정에 가서 소일거리 하거나 텔레비 보며 시간 보내는 것에 비하면 훨씬 유익하고 재미가 있.. [사람사는이야기] 2013.07.24
농 사 농 사 결혼 시킬 나이들이 되니까 어딜 가도 자식 이야기인데 자식 이야기만 나오면 열 받고 분통이 터져요 아들 하나여서 부족한 것 없이 키웠는데 공부는 취미가 없고 노는 걸 좋아하더니 결국 재수해서 지방대학을 갔어요 밤낮 술 마시고 계집애들하고 노닥거리며 쏘다니더니 군대 갔.. [사람사는이야기] 2013.07.18
스트레스(stress) 스트레스(stress) 십년 넘게 살았는데 부하직원 대하듯 하는 거 여전하고 하나에서 열까지 내가 하는 것은 못마땅해 하고 토씨 하나 틀리지 않는 똑같은 잔소리에다 식사 준비해 놓으면 같이 먹자는 말도 없이 저 혼자 허겁지겁 먹어버려요 남을 배려하는 마음 자체가 없어요 그러다보니 나.. [사람사는이야기] 2013.07.12
건강 검진 건강 검진 차일피일 미루던 건강검진을 예약하고 대장 내시경을 준비하느라 하루 전부터 밥 굶고 밍밍하니 비위 틀리는 약을 물에 타 500cc씩 8잔을 마시며 화장실을 들락거리는데 그것 참 고역이데요 대장검사에서 용종 하나 제거 하고 혈압 당료는 괜찮고 피도 깨끗한데 머리 찍은 CT에서.. [사람사는이야기] 2013.07.10
셔터맨 셔터맨(shutter men) 재혼을 했어요 첫 번째 실패원인은 제가 돈을 버는 바람에 신랑이 건달이 돼버렸어요 직장 구할 생각도 안하고 몇 번 들어먹었는데도 사업 밑천 안 해준다고 서운해 하고 술은 잘 안 마시는데 친구들과 어울려 당구치며 용돈 더 타갈 궁리나 하고 겨우 출퇴근 시켜주고 .. [사람사는이야기] 2013.07.02
고해성사 고해성사 장사를 하다 보니 가끔씩 여자들과 술 한 잔 할 때가 있어요 여직원과 회식하고 2차로 나이트도 가게 되고 술 생각나면 전화 통화되는 여자 친구도 몇 명 있고요 나름대로 스트레스 해소하는 방법이지요 마누라가 종교생활도 하고 관대한 편인데 낌새를 채고 의심하기 시작하더.. [사람사는이야기] 2013.06.26
하우스 푸어 하우스 푸어 맨손으로 족발장사 시작해서 십년동안 진짜 하루도 문 안닫고 새벽 2시까지 배달했어요 안 쓰고 안 입고 안 먹고 안 쉬고 악착같이 돈을 모았죠 꽁꽁 모아둔 돈 탈탈 털어 사거리 목 좋은 곳에 48평짜리 아파트를 샀어요 돈 된다하데요 시장 사람들 다들 부러워했죠 "시.. [사람사는이야기] 2013.06.18
상여 소리 상여 소리 여든 일곱을 넘긴 노모 장례날 환갑을 훌쩍 지난 맏상주 "엄니 , 어디 가는 겨 아이고, 우리 엄니 나를 두고 어디 가는 겨, 어디 가는 겨 , 어디 가는 겨, 아이고, 우리 엄니, 엄니, 엄니, 나를 두고 어디 가는 겨," 길 잃은 아이처럼 곡소리 애닯다 [사람사는이야기] 2013.06.11
문자유감 문자유감 "자기 어디야" 손님들과 있어서 지금 화장실에서 문자 보내는 거야 점심 먹었어 오늘 바쁘니까 내일 맛있는 거 사 줄께 정말 아이 좋아라 푼수 없는 동생이 거래처 직원하고 나눈 문자를 올케한테 들켜버렸대요 변명하고 진짜 아니다 발뺌하고 삼자대면하고 발로 차이고 무릎 꿇.. [사람사는이야기] 2013.06.05